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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을 외국 사모펀드에 1조8천억 주고 샀다고? 카카오의 멜론 인수 이야기.

한국 기업을 외국 사모펀드에 1조8천억 주고 샀다고? 카카오의 멜론 인수 이야기.


음원 서비스 사이트로 유명한 멜론은 국내 최대 음원 사이트이자 SK 텔레콤 계열의 회사로 많이 알고 있습니다.

T 멤버십 등 SK 텔레콤과 관련된 홍보와 이벤트를 항상 진행해서 멜론=SKT으로 인식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멜론을 운영하는 것은 아이유의 소속사로 유명한 로엔 엔터테인먼트입니다.

이 로엔이라는 회사를 SK 플래닛이라는 SK 텔레콤 자회사가 대주주로서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카카오가 1조 8천억 원 수준에 인수하였습니다.

그렇다면 SK가 돈을 벌었을까요? 답은 아니요, 입니다.



2013년 SK의 멜론 매각


로엔은 음원서비스 '멜론(Melon)'과 연예인 매니지먼트 사업을 영위하는 콘텐츠 기업으로 SK텔레콤 계열이었습니다.

하지만 2013년 당시 공정거래법으로 인해 지주회사가 증손회사의 지분을 100% 갖고 있지 않으면 경영권을 가질 수 없도록 제한하는 조항에 따라, 2년 이내에 지분을 전부 매입하거나 팔아야 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SK텔레콤 - SK플래닛 - 로엔으로 이어지는 구조로 지분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정리가 필요했습니다.

물론 무조건 매각해야 되는 게 아니라 증손회사가 되지 않도록 조부(祖父) 회사 텔레콤으로 로엔 지분을 넘기거나 플래닛·로엔 합병 방법도 있었지만, 결론은 로엔 매각이었습니다.


2013년 SK플래닛은 로엔 전체 보유 지분을 15%를 남기고, 동반매도권과 우선매수권, 경영권 참여를 보장받기로 합의한 뒤 로엔엔터테인먼트 지분 52.56%를 주당 2만원에 2659억원에 홍콩 사모펀드인 어피너티에퀴티파트너스의 계열사인 SIH 스타 인베스트 홀딩스 리미티트에 매각했습니다.

SK입장에서는 돈도 얻고 경영권 참여도 보장받는 일석이조의 거래였을 겁니다.



2년 반만에 1조3천억원 수익낸 사모펀드. 


사모펀드란 운용되는 자금을 투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펀드, 또는 그런 투자 단체입니다. 

사모편드는 회사를 사서 3년에서 5년후에 되팔아 이익을 남기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홍콩 사모펀드인 어피니티는 당시 약 2000억 원의 펀드 자본과 약 1000억 원의 인수금융을 동원해 멜론을 인수했습니다.

그리고 사모펀드의 사업목적에 맞게 어피니티는 로엔을 보유한 2년 반 동안 음원 시장 1위인 멜론이 지배력을 높이자 15년부터 카카오와 매매협상을 시작해 로엔 지분 76.4%(플래닛 15% 포함)를 최근 1조8743억 원에 매각하기로 합의하면서, 약 1조3천억에 달하는 실질적인 투자수익을 거머쥐게 됩니다.



게다가 15%의 지분이 남아있던 SK플래닛 또한 총 3680억 원 규모의 이익을 보게 되었습니다.

2199억 원은 현금, 나머지는 카카오 신주(135만7367주)로 받아 SK플래닛은 카카오의 지분 2%를 보유하게 되는 방식입니다.

예전 매각한 대금까지 합하면 5천원에 육박하는 이익을 본 SK는 사실 비교해서 아쉬울 뿐 적지않은 수익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카카오가 지급한 인수자금 대부분이 국내의 영업이익에서 나오는 것으로 결국 해외에 1조 원에 가까운 국내자본이 지급되고도 얻는 것은 원래 한국 기업뿐인 것은 아쉬움이 남는 거래라는 것입니다. 

결국 국내자본의 해외유출이 이루어진 것이나 다름없습니다.